봄동무침 맛있게 만드는 방법, 숨이 죽지 않게 아삭하게 무치는 요령

얼마 전 시장에 갔다가 잎이 활짝 벌어진 봄동을 봤는데, 그냥 지나치기가 어렵더라고요. 배추처럼 생겼지만 잎이 더 부드럽고 단맛이 있어서, 겉절이처럼 바로 무쳐 먹으면 밥상이 확 살아납니다. 특히 고기 먹는 날이나 라면 끓이는 날에 봄동무침 한 접시가 있으면 느끼함이 싹 잡혀요.
봄동무침은 재료가 단순한 편입니다. 그런데 은근히 맛 차이가 큽니다. 양념을 세게 넣으면 봄동 특유의 고소한 단맛이 묻히고, 너무 오래 버무리면 잎이 축 처져서 아삭한 맛이 줄어듭니다. 그래서 양념 비율보다 중요한 건 씻는 법, 물기 빼는 시간, 버무리는 순서입니다.
봄동 고르는 방법
봄동은 잎이 바깥으로 넓게 퍼진 모양이 좋습니다. 잎 끝이 너무 마르지 않고, 줄기 부분이 하얗고 단단한 것을 고르면 무쳤을 때 식감이 좋습니다. 크기는 너무 큰 것보다 중간 크기가 다루기 편해요. 큰 봄동은 줄기가 두꺼워 양념이 겉돌 수 있고, 작은 봄동은 부드럽지만 씻을 때 손이 조금 더 갑니다.
- 잎 색은 선명한 초록빛이 도는 것
- 줄기는 하얗고 눌렀을 때 단단한 것
- 잎 끝이 누렇게 마른 것은 피하기
- 흙이 많아도 잎이 싱싱하면 괜찮음
보통 봄동 1포기에서 2~3인분 정도 나옵니다. 반찬으로 조금 먹을 거라면 1포기면 충분하고, 고기 곁들임으로 넉넉하게 먹을 거라면 2포기를 준비하면 좋습니다.
재료와 양념 비율
봄동무침은 새콤달콤하게 만들 수도 있고, 고춧가루와 액젓을 살려 겉절이처럼 만들 수도 있습니다. 가장 무난한 비율은 봄동 1포기 기준으로 고춧가루 2큰술, 액젓 1큰술, 진간장 1큰술, 식초 1큰술, 매실청 1큰술, 다진 마늘 반 큰술 정도입니다. 여기에 참기름은 마지막에 아주 조금만 넣는 편이 좋아요.
기본 재료
- 봄동 1포기
- 고춧가루 2큰술
- 멸치액젓 또는 까나리액젓 1큰술
- 진간장 1큰술
- 식초 1큰술
- 매실청 1큰술
- 다진 마늘 1/2큰술
- 통깨 1큰술
- 참기름 1/2큰술
매실청이 없다면 설탕을 1/2큰술 정도 넣어도 됩니다. 다만 설탕은 바로 단맛이 올라오고, 매실청은 조금 더 부드럽게 어울립니다. 액젓 향이 부담스럽다면 액젓을 반 큰술로 줄이고 간장을 조금 늘리면 됩니다.
아삭하게 손질하는 요령
봄동은 잎 사이에 흙이 끼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겉잎을 한 장씩 떼어낸 뒤 흐르는 물에 씻고, 줄기 안쪽까지 손으로 가볍게 문질러 주세요. 여기서 너무 세게 비비면 잎이 찢어질 수 있으니 살살 다루는 게 좋습니다.
씻은 뒤에는 물기를 충분히 빼야 합니다. 사실 이 단계가 맛을 많이 좌우합니다. 물기가 남아 있으면 양념이 묽어지고, 접시에 담았을 때 국물이 금방 생깁니다. 체에 10분 정도 받쳐두거나 키친타월로 가볍게 눌러 물기를 잡아 주세요.
줄기가 두꺼운 부분은 먹기 좋은 크기로 찢거나 칼로 한 번 갈라주면 양념이 더 잘 배어듭니다. 잎은 4~5cm 길이로 자르면 젓가락으로 집기 편합니다. 너무 잘게 자르면 숨이 빨리 죽으니 큼직하게 써는 편이 봄동무침에는 더 잘 어울립니다.
봄동무침 맛있게 무치는 순서
양념장은 따로 섞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고춧가루, 액젓, 간장, 식초, 매실청, 다진 마늘을 먼저 섞으면 고춧가루가 촉촉해지면서 봄동에 더 자연스럽게 붙습니다. 바로 뿌려 무치면 어떤 잎은 짜고 어떤 잎은 싱거워질 수 있어요.
넓은 볼에 봄동을 담고 양념장을 절반만 먼저 넣습니다. 손에 힘을 주지 말고 아래에서 위로 들어 올리듯 섞어 주세요. 봄동은 배추보다 잎이 얇아서 세게 주무르면 금방 숨이 죽습니다. 간을 보고 부족하면 남은 양념을 조금씩 더 넣는 방식이 실패가 적습니다.
마지막에 통깨와 참기름을 넣습니다. 참기름을 처음부터 많이 넣으면 양념이 잎에 덜 붙고 맛이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반 큰술 정도만 넣어도 고소한 향은 충분합니다. 새콤한 맛을 좋아한다면 식초를 반 큰술 더 넣고, 겉절이 느낌을 원한다면 식초를 줄이고 액젓을 아주 조금 늘리면 됩니다.
같이 먹으면 좋은 메뉴와 보관 팁
봄동무침은 바로 무쳐 바로 먹을 때 가장 맛있습니다. 30분만 지나도 숨이 조금씩 죽기 때문에 손님상에 낼 때는 식사 직전에 무치는 편이 좋습니다. 양념장은 미리 만들어두고 봄동만 준비해두면 3분 안에 완성할 수 있어요.
삼겹살, 보쌈, 제육볶음처럼 기름진 음식과 특히 잘 맞습니다. 된장찌개나 콩나물국처럼 담백한 국물 요리 옆에 놓아도 밥 한 공기가 금방 줄어듭니다. 솔직히 봄동무침은 반찬이라기보다 입맛을 열어주는 역할에 가깝습니다.
남은 봄동무침은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고 하루 안에 먹는 것이 좋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물이 생기고 식감이 떨어집니다. 만약 양이 많을 것 같다면 봄동과 양념장을 따로 보관한 뒤 먹을 만큼만 무치는 방식이 훨씬 낫습니다.
봄동은 봄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지만 겨울 끝자락부터 초봄까지 맛이 잘 올라옵니다. 가격도 부담이 적고 손질만 익숙해지면 양념 몇 가지로 꽤 근사한 반찬이 됩니다. 저는 봄동무침을 만들 때 양념을 넉넉히 넣기보다 봄동 맛이 남을 정도로만 가볍게 무치는 쪽이 더 맛있더라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