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평론가 강헌 별세 소식 제대로 읽는 방법

어젯밤 강헌 평론가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김현식의 노래가 떠올랐다. 강헌이라는 이름을 책이나 방송에서 먼저 접한 사람도 있겠지만, 그가 본격적으로 음악 평론을 시작한 계기에는 김현식에 관한 글이 있었다. 갑작스러운 소식일수록 확인된 사실부터 차분히 읽고 싶어진다.
별세 소식에서 먼저 확인할 것
대중음악평론가 강헌은 2026년 10월 20일 오후 세상을 떠났다. 향년 64세다. 1962년 부산에서 태어난 그는 지난해 12월부터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이사장을 맡고 있었다. 여러 언론이 별세 사실을 보도했지만, 구체적인 사망 원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 대목은 분명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고인이 과거 큰 병을 겪었다는 이야기가 알려져 있어도, 그 경험을 이번 별세의 원인과 연결할 근거는 없다. 누군가의 마지막을 다루는 글에서는 빈칸을 추측으로 채우지 않는 편이 좋다.
장례 소식을 찾는 사람이라면 날짜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10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빈소는 서울성모병원에 마련됐고, 발인은 10월 23일 오전 7시다. 장례 일정은 조문 전에 최신 안내를 다시 확인하는 것이 정확하다.
김현식에 관한 글이 평론의 출발점이었다
강헌은 서울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음악대학원에서 음악 이론을 공부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음악 평론만 해온 사람은 아니다. 독립영화 제작과 시나리오 작업을 거친 뒤, 1991년 김현식의 음악에 관한 평론을 발표하면서 대중음악평론가로 이름을 알렸다.
당시 대중가요는 주로 가수의 인기나 음반 판매 성적을 중심으로 소개되곤 했다. 강헌은 노래가 만들어진 시대와 그 노래를 듣던 사람들의 삶까지 함께 보려 했다. 김현식의 음악을 이야기할 때도 목소리의 매력만이 아니라 한국 대중음악 안에서 그 음악이 놓인 자리를 읽어내려 했다.
이후 서태지, 신해철, 김민기 등 여러 음악가를 다뤘고 대학에서는 20여 년 동안 대중음악사를 가르쳤다. 강헌의 평론을 떠올릴 때 특정 장르 하나보다 폭넓은 관심이 먼저 생각나는 이유다. 록과 포크, 트로트에서 재즈와 클래식에 이르기까지, 음악을 듣는 귀와 시대를 읽는 눈을 함께 쓰려 했다.
영화와 공연으로 이어진 활동
음악 밖의 이력을 따라가면 그의 활동이 더 입체적으로 보인다. 강헌은 독립영화집단 장산곶매에서 활동하며 1989년 작품 ‘오! 꿈의 나라’와 1990년 작품 ‘파업전야’ 제작에 참여했다. 영화 ‘정글스토리’의 시나리오를 썼고, 문화계간지 ‘예감’, ‘상상’, ‘리뷰’ 제작에도 함께했다.
공연 현장에서도 일을 이어갔다. 음악극 ‘천변살롱’과 ‘천변 카바레’ 등을 기획·제작했고, 책으로는 음악과 사회의 변화를 함께 짚은 ‘전복과 반전의 순간’, 신해철의 삶과 음악을 다룬 평전 ‘신해철’ 등을 남겼다. 한 권의 책이나 한 편의 공연을 골라 보면 평론가라는 직함만으로는 다 담기지 않는 그의 관심사를 만날 수 있다.
나중에는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와 한국광역문화재단연합회 회장을 지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12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이사장 임명을 발표한 것도 이런 활동의 연장선에 있다. 음악에 관한 글을 쓰던 사람이 문화예술을 배우고 경험하는 현장의 일까지 맡았던 셈이다.
그의 글과 음악을 다시 만나는 방법
강헌의 작업이 궁금하다면 먼저 익숙한 노래 한 곡에서 출발해도 좋다. 김현식이나 신해철의 노래를 들은 뒤 발표 당시의 사회 분위기와 사람들의 반응을 함께 떠올려 보는 것이다. 노래 자체를 즐기는 데서 그치지 않고 ‘왜 그때 이 노래가 오래 남았을까’ 생각해 보면 그의 평론이 향하던 방향을 조금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다.
글로 읽고 싶다면 ‘전복과 반전의 순간’처럼 음악사의 장면을 다룬 책부터 펼칠 수 있다. 영화와 공연 이력을 함께 기억하며 읽으면 한 사람이 여러 현장을 오가며 쌓은 시선이 보인다. 강헌의 별세가 아쉬운 까닭도 거기에 있다. 익숙한 노래를 다시 들을 때, 그 곡이 태어난 시간과 사람들을 함께 생각하게 해주던 목소리가 떠오를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