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리나 처음 시작하는 방법, 악기 고르기부터 첫 연습까지

처음 잡아보면 생각보다 작고 편한 악기
얼마 전 동네 문화센터 앞을 지나가는데, 강의실에서 맑은 소리가 흘러나오더라고요. 리코더 같기도 하고 새소리 같기도 해서 봤더니 오카리나 수업 중이었습니다. 손바닥에 쏙 들어가는 작은 악기인데 소리는 꽤 멀리 퍼져서 괜히 발걸음이 느려졌습니다.
오카리나는 흙이나 플라스틱, 도자기 같은 재료로 만든 관악기입니다. 입으로 바람을 불고 손가락으로 구멍을 막아 음을 내는 방식이라 구조는 단순한 편이에요. 그래서 악기를 처음 배우는 사람도 접근하기 좋습니다. 다만 쉬워 보인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불면 예쁜 소리가 바로 나지는 않습니다. 숨의 세기, 손가락 위치, 악기 종류에 따라 소리가 꽤 달라집니다.
보통 입문자는 12홀 알토 C 오카리나를 많이 선택합니다. 음역이 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고, 교재나 악보도 가장 많이 나와 있기 때문입니다. 가격대는 플라스틱 입문용이 대략 1만 원대부터 있고, 도자기 제품은 3만 원대에서 10만 원 이상까지 다양합니다. 처음부터 비싼 악기를 사기보다 손에 잘 맞고 음정이 안정적인 제품을 고르는 편이 부담이 적습니다.
오카리나 고르는 방법
처음 사는 오카리나는 디자인보다 음정과 손가락 간격을 먼저 보는 게 좋습니다. 예쁜 악기를 고르면 기분은 좋지만, 구멍이 너무 넓거나 음정이 흔들리면 연습이 금방 피곤해집니다. 특히 손이 작은 어린이나 초보자는 악기를 쥐었을 때 손가락이 자연스럽게 구멍을 덮는지 확인하는 게 중요합니다.
입문자에게 무난한 기준
- 12홀 알토 C 음역인지 확인하기
- 손가락 구멍이 너무 크거나 멀지 않은지 보기
- 가방이나 파우치가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하기
- 기본 운지표가 함께 제공되는 제품 고르기
- 너무 장식적인 모양보다 잡기 편한 형태 선택하기
플라스틱 오카리나는 가볍고 깨질 걱정이 적어서 어린이나 완전 초보에게 좋습니다. 소리가 도자기 제품보다 조금 가볍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음을 익히고 손가락을 연습하기에는 충분합니다. 도자기 오카리나는 소리가 따뜻하고 울림이 좋지만 떨어뜨리면 깨질 수 있어서 보관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온라인으로 살 때는 실제 연주 영상이 있는 제품을 보는 게 도움이 됩니다. 같은 알토 C라도 제품마다 바람을 많이 먹는 악기가 있고, 약한 숨에도 소리가 잘 나는 악기가 있습니다. 초보자라면 숨을 너무 세게 불어야 하는 악기보다 중간 정도의 바람으로 안정적인 소리가 나는 쪽이 편합니다.
첫 소리를 예쁘게 내는 연습
오카리나를 처음 불면 삑 소리가 나거나 음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이건 악기가 나빠서라기보다 숨과 입 모양이 아직 맞지 않아서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입술로 마우스피스를 너무 꽉 물면 소리가 답답해지고, 반대로 너무 느슨하면 바람이 새어 나갑니다.
처음에는 촛불을 꺼뜨리지 않고 흔들 정도의 바람을 떠올리면 쉽습니다. 너무 세게 후 하고 불기보다, 일정하게 길게 내보내는 느낌이 좋습니다. 낮은 음은 부드럽게, 높은 음은 조금 더 단단하게 바람을 보내야 하는데, 이 차이를 몸으로 익히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하루 10분 연습 순서
- 1분 동안 악기 잡는 자세 확인하기
- 2분 동안 도, 레, 미, 파 순서로 천천히 불기
- 3분 동안 같은 음을 4박자씩 길게 유지하기
- 3분 동안 쉬운 동요 한 곡을 아주 느리게 연주하기
- 1분 동안 침을 제거하고 악기를 닦아 보관하기
연습 시간은 길지 않아도 됩니다. 오히려 처음부터 1시간씩 불면 입과 손에 힘이 들어가서 나쁜 습관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루 10분을 꾸준히 하는 쪽이 훨씬 낫습니다. 특히 같은 음을 흔들리지 않게 길게 내는 연습은 곡 연주보다 지루하지만, 나중에 소리 차이를 크게 만들어 줍니다.
악보를 읽기 어려울 때 시작하는 법
악보를 잘 몰라도 오카리나는 시작할 수 있습니다. 많은 입문 교재와 악보에는 계이름이 함께 적혀 있습니다. 도레미를 보며 운지표대로 손가락을 움직이면 간단한 곡은 금방 따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계이름만 보고 계속 연주하면 박자 감각이 늦게 붙을 수 있어서, 익숙해지면 박자도 같이 보는 편이 좋습니다.
처음 곡은 음역이 좁고 박자가 단순한 노래가 좋습니다. 예를 들어 학교종, 작은별, 고향의 봄 같은 곡은 손가락 이동이 많지 않아 입문 연습에 자주 쓰입니다. 빠른 곡이나 높은 음이 많은 곡은 조금 뒤로 미루는 게 좋습니다. 처음부터 어려운 곡을 붙잡으면 악기보다 마음이 먼저 지칩니다.
근데 재미도 중요합니다. 너무 연습곡만 불면 금방 질릴 수 있거든요. 좋아하는 영화 음악이나 게임 음악 중 쉬운 버전 악보를 찾아 한두 마디씩 연습하면 동기부여가 잘 됩니다. 단, 처음에는 원곡 속도를 따라가려고 하지 말고 절반 속도 정도로 천천히 부는 게 좋습니다.
소리가 탁하거나 음정이 안 맞을 때
오카리나는 작은 악기지만 의외로 관리가 중요합니다. 연주하다 보면 안쪽에 습기가 생기고, 그 습기가 바람길을 막으면 소리가 탁해질 수 있습니다. 갑자기 소리가 먹먹해졌다면 세게 불기보다 잠시 쉬고 마우스피스 쪽의 물기를 제거하는 게 낫습니다.
음정이 자꾸 높아진다면 숨이 너무 센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음이 낮고 흐물흐물하면 바람이 약하거나 손가락 구멍이 완전히 막히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특히 엄지로 막는 뒤쪽 구멍은 본인이 잘 못 느끼는 사이에 살짝 열릴 때가 많습니다. 거울을 보며 손 모양을 확인하면 생각보다 빨리 고쳐집니다.
- 삑 소리가 날 때는 입에 힘을 빼고 바람을 일정하게 보내기
- 낮은 음이 새면 손가락 끝이 아니라 넓은 부분으로 구멍 막기
- 높은 음이 거칠면 숨을 조금 줄이고 자세를 세우기
- 연주 후에는 부드러운 천으로 겉면 닦기
- 가방 안에 그냥 넣지 말고 파우치에 넣어 충격 줄이기
도자기 오카리나는 물로 자주 씻는 것보다 마른 천으로 닦고 충분히 말리는 관리가 좋습니다. 플라스틱 제품은 상대적으로 관리가 쉽지만, 마우스피스 안쪽에 습기가 남지 않게 해두면 소리가 더 깔끔하게 유지됩니다.
꾸준히 불게 만드는 작은 습관
오카리나는 큰 장비가 필요하지 않아서 책상 위나 가방 속에 두기 좋습니다. 이 장점이 생각보다 큽니다. 피아노처럼 자리를 잡고 앉아야 하는 악기는 마음먹기가 필요한데, 오카리나는 잠깐 꺼내서 5분만 불어도 연습이 됩니다. 단, 아파트나 원룸에서는 소리가 꽤 울릴 수 있으니 낮 시간에 연습하거나 소리가 덜 퍼지는 공간을 고르는 편이 좋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한 곡을 완벽하게 끝내겠다는 목표보다, 매주 한 곡의 앞부분이라도 편하게 부는 식이 더 오래갑니다. 작은 악기라서 가볍게 시작했는데, 막상 소리가 맑게 나기 시작하면 은근히 성취감이 큽니다. 손 안에 들어오는 악기로 멜로디를 직접 만든다는 느낌이 있어서요. 오카리나는 거창하게 시작하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악기입니다. 처음에는 도레미가 흔들려도 괜찮고, 며칠 지나 같은 음이 조금 더 맑아지는 순간부터 꽤 기분 좋은 취미가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