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설립절차 처음부터 차근차근 진행하는 방법

얼마 전 작은 회사를 준비하는 지인이 서류를 한가득 펼쳐 놓고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법인설립절차는 낯선 용어가 많지만, 주식회사를 발기설립하는 경우라면 ‘회사 내용 결정 → 정관과 출자 준비 → 설립등기 → 사업자등록’ 순서로 흐름을 잡을 수 있습니다. 발기설립은 처음부터 주식을 인수할 사람들이 모여 회사를 만드는 방식입니다.
상호와 본점 주소부터 정하기
먼저 회사 이름인 상호, 본점 주소, 사업 목적, 자본금, 주주와 임원을 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두 사람이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한다면 누가 얼마를 출자하고 주식을 몇 주씩 가질지부터 합의하는 식입니다. 이 비율은 나중에 의결권과 이익 배분에도 영향을 주니 말로만 정해 두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상호는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서 본점 소재지 관할 등기소 기준으로 검색할 수 있습니다. 다만 검색 결과가 이름 사용을 확정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간판이나 명함 제작은 등기가 끝난 뒤 진행하면 이름을 다시 바꿔야 하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본점 주소도 가볍게 정할 항목이 아닙니다. 임차한 사무실이라면 실제로 그곳에서 사업을 할 수 있는지, 계약 명의와 사업자등록에 필요한 서류를 어떻게 준비할지 확인해야 합니다. 사업 목적에는 당장 할 일뿐 아니라 가까운 시기에 시작할 사업도 구체적으로 적어 두면 이후 목적을 추가하는 수고를 덜 수 있습니다. 인허가가 필요한 업종이라면 영업을 시작하기 전에 필요한 허가·등록·신고 절차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정관을 만들고 출자금을 준비하기
회사 기본사항이 정해지면 정관을 작성합니다. 정관은 회사의 운영 규칙입니다. 상호와 목적, 본점 소재지, 발행할 주식에 관한 사항처럼 설립에 필요한 내용을 담고 발기인이 정해진 방식으로 작성해야 합니다. 임원 보수나 주식 양도처럼 나중에 의견이 갈릴 만한 문제도 이 단계에서 함께 이야기해 두면 좋습니다.
발기인이 주식을 인수한 뒤에는 약속한 출자금을 실제로 납입합니다. 자본금이 10억 원 미만인 주식회사를 발기설립할 때는 일정한 요건 아래 주금납입보관증명서 대신 예금 잔액증명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자본금 10억 원 미만’이라는 조건이 중요합니다. 모집설립을 하거나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필요한 증빙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임원 구성도 자본금 규모에 따라 달라집니다. 자본금 10억 원 미만인 주식회사는 이사를 1명 또는 2명만 둘 수 있고 감사를 선임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서류를 대표자 한 사람 이름으로 처리하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발기인, 주주, 이사 역할과 조사·보고 절차를 구분해 준비해야 등기 과정에서 서류를 고치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설립등기에서 회사가 성립합니다
정관과 출자, 임원 선임 등 설립 준비를 마쳤다면 본점 소재지를 관할하는 등기소에 설립등기를 신청합니다. 주식회사는 설립등기를 해야 법적으로 성립합니다. 계약서를 쓰거나 출자금을 모았다는 사실만으로 회사가 만들어지는 건 아닙니다.
발기설립의 설립등기는 이사·감사의 조사보고가 끝난 때부터 2주 이내에 신청해야 합니다. 준비할 서류는 회사 구성에 따라 달라지지만 정관, 주식 인수와 납입을 증명하는 자료, 임원 취임 관련 서류 등을 챙기게 됩니다. 등기 전에 등록면허세와 등기 수수료도 확인해야 합니다. 본점 위치와 업종에 따라 세금 적용이 달라질 수 있어, 주소를 정할 때 비용까지 함께 살피는 편이 낫습니다.
서류를 여러 기관에 나눠 제출하는 과정이 부담스럽다면 온라인 법인설립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회사 정보를 입력해 관련 신청서류를 만들고 절차를 진행하는 서비스입니다. 다만 입력한 상호, 주소, 주주 정보가 서로 맞는지는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이름의 한 글자나 주소의 동·호수 하나가 달라도 서류를 다시 확인해야 할 수 있으니까요.
등기 후 사업자등록까지 챙기기
등기가 끝났다면 사업자등록이 남았습니다. 사업자등록은 사업을 시작한 날부터 20일 이내에 신청해야 합니다. 국세청 안내에 따르면 영리법인 본점의 기본 제출서류에는 법인설립신고 및 사업자등록신청서와 주주 또는 출자자명세서가 포함됩니다. 사업장을 임차했다면 법인 명의 임대차계약서 사본, 인허가 업종이라면 해당 증빙도 필요합니다.
여기서 자주 헷갈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설립등기와 사업자등록은 서로 다른 절차입니다. 등기를 마쳤어도 사업자등록까지 자동으로 끝난 것으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사업자등록 후에는 법인 계좌 개설과 거래처 계약, 세금계산서 발급 준비를 차례로 진행하면 됩니다. 직원을 채용한다면 급여 처리와 4대 보험 신고도 함께 챙겨야 합니다.
처음에는 서류 이름부터 부담스럽지만, 실제로는 앞 단계에서 정한 내용이 다음 서류로 이어집니다. 상호와 주소, 출자 비율을 충분히 합의하고 같은 내용으로 서류를 채워 나가는 것이 법인설립절차를 수월하게 만드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