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추리 키우려면 공간부터 이렇게 준비하세요

얼마 전 작은 새장을 보다가 메추리는 몸집이 작으니 키우기도 간단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사육 환경을 찾아보니 작은 몸집과 적은 돌봄은 별개더라고요. 물과 먹이를 매일 챙기는 일은 기본이고, 바닥의 습기와 놀랐을 때의 움직임까지 신경 써야 합니다. 처음 키운다면 새를 데려오기 전에 공간부터 마련하는 편이 한결 수월합니다.
새장 크기보다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보기
메추리는 바닥에서 걷고 먹이를 찾는 시간이 많습니다. 그래서 높고 좁은 새장보다는 바닥을 넉넉하게 쓸 수 있는 공간이 어울려요. 물그릇과 먹이통을 놓은 뒤에도 걸어 다니고, 다른 메추리와 거리를 둘 자리가 있어야 합니다. 몸이 작다는 이유로 여러 마리를 빽빽하게 넣으면 먹이통 앞에서 밀리거나 서로를 쪼는 모습을 보기 쉽습니다.
공간 한쪽에는 몸을 숨길 수 있는 낮은 가림막을 두고, 다른 쪽에는 마른 바닥재를 깔아주세요. 메추리가 몸을 털 수 있도록 별도의 모래 목욕 공간을 마련하는 것도 좋습니다. 유럽식품안전청의 메추리 복지 검토 자료에서도 숨을 곳과 모래 목욕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중요하게 다룹니다. 바닥재가 젖으면 냄새가 빠르게 올라오므로 물그릇 주변부터 자주 확인하는 게 편합니다.
천장과 문도 살펴야 해요. 메추리는 갑자기 놀라면 위로 튀어 오를 수 있습니다. 문틈으로 빠져나갈 곳이 없는지 확인하고, 천장에 부딪혀 다치지 않도록 내부에 날카로운 모서리나 단단한 돌출물이 없는지도 살펴보세요. 햇볕이 오래 내리쬐는 창가나 찬바람이 바로 닿는 자리도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처음에는 성조와 병아리의 돌봄을 구분하기
처음 사육한다면 다 자란 메추리부터 시작하는 편이 관리할 항목을 줄여줍니다. 막 부화한 병아리는 체온을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해서 별도의 보온 공간이 필요하거든요. 미시시피주립대 확장교육 자료는 갓 부화한 메추리 병아리의 첫 주 보온 온도를 약 32~35도로 안내하고, 성장에 따라 서서히 낮추도록 설명합니다. 같은 메추리라도 성조를 키우는 준비물과 병아리를 키우는 준비물은 꽤 다릅니다.
온도계 숫자와 함께 병아리의 행동을 보면 조절에 도움이 됩니다. 열원 아래 한곳에 뭉쳐 있으면 추울 수 있고, 열원에서 멀리 떨어져 입을 벌리고 있다면 더울 수 있어요. 병아리용 물그릇은 몸이 빠지지 않는 얕은 형태를 써야 합니다. 바닥도 미끄러운 플라스틱이나 신문지만 깔기보다 발이 안정적으로 닿는 재료가 적합합니다. 보온과 급수 상태를 자주 볼 시간이 없다면 부화 직후의 병아리는 부담이 클 수 있습니다.
먹이는 성장 단계에 맞추고 물은 매일 확인하기
메추리에게 사람이 먹는 곡물이나 채소만 주면 영양 균형을 맞추기 어렵습니다. 기본 먹이는 메추리의 성장 단계에 맞는 배합사료로 잡는 게 편해요. 미시시피주립대 확장교육 자료에 따르면 어린 메추리용 사료와 알을 낳는 메추리용 사료는 필요한 단백질과 칼슘 비율이 다릅니다. 사료를 살 때는 ‘메추리용’이라는 이름만 보지 말고 병아리용인지, 산란용인지 표시를 확인하세요.
먹이통은 메추리가 닿기 쉬운 높이에 두되 발로 밟고 들어가 사료를 흩뜨리지 않는 형태가 좋습니다. 사료가 젖거나 뭉치면 남은 양이 있어도 갈아줘야 해요. 물은 더 단순합니다. 아침마다 새 물로 바꾸고, 물그릇에 바닥재나 배설물이 들어갔는지 확인하면 됩니다. 하루 동안 집을 비워야 한다면 물이 충분히 나오는지 미리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알을 기대하고 키운다면 수컷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암컷은 수컷 없이도 알을 낳을 수 있지만, 그 알에서는 병아리가 부화하지 않습니다. 코투르닉스 계열 메추리는 빠르면 생후 6~8주 무렵 산란을 시작할 수 있다는 사육 자료도 있어요. 다만 나이만 채웠다고 매일 같은 수의 알을 낳는 건 아닙니다. 먹이, 빛, 계절, 스트레스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알의 개수보다 새의 상태를 먼저 보는 편이 좋습니다.
매일 5분, 바닥과 행동을 함께 살피기
메추리 돌봄은 큰 청소를 가끔 하는 것보다 작은 점검을 매일 하는 쪽이 실용적입니다. 아침에는 물과 사료를 채우면서 바닥의 젖은 부분을 걷어내고, 저녁에는 먹는 모습과 움직임을 잠깐 살펴보세요. 평소와 달리 한쪽에 웅크리고 있거나 먹이를 거의 건드리지 않는다면 그냥 넘기지 않는 게 좋습니다. 다른 새에게 쪼이거나 물을 마시지 못하는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배설물과 남은 사료를 오래 쌓아두면 냄새뿐 아니라 벌레도 생기기 쉽습니다. 물그릇과 먹이통은 자주 씻고 충분히 말린 뒤 다시 놓으세요. 여러 마리를 함께 키운다면 모두가 먹이와 물에 닿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한 마리가 통 앞을 계속 차지하는 모습이 보이면 통을 나누거나 위치를 바꾸는 식으로 공간을 조정할 수 있어요.
메추리는 가까이서 보면 걸음걸이와 서로 지내는 모습이 꽤 재미있는 새입니다. 그 모습을 오래 편안하게 보려면 알을 얼마나 낳을지 기대하기에 앞서, 매일 돌볼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먼저 계산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