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가 남을 때 ‘어떻게 해야 했을까’를 덜 괴롭게 다루는 방법

Last Updated :
후회가 남을 때 ‘어떻게 해야 했을까’를 덜 괴롭게 다루는 방법

후회는 생각보다 자주 찾아온다

얼마 전 친구와 대화를 하다가 예전에 놓친 기회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때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선택이 시간이 지나니 자꾸 떠오른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이런 순간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면접에서 다른 답을 했어야 했나, 가족에게 말을 조금 부드럽게 했어야 했나, 돈을 쓸 때 조금 더 따져봤어야 했나. 머릿속에 남는 문장은 결국 비슷합니다. 어떻게 해야 했을까.

그런데 이 질문이 무조건 나쁜 건 아닙니다. 문제는 질문이 배움으로 이어지지 않고 자책으로만 굴러갈 때 생깁니다. 심리학 연구에서도 사람은 실제로 한 행동보다 하지 않은 행동을 더 오래 후회하는 경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실수로 말을 잘못한 일은 며칠 뒤 흐려질 수 있지만, 지원하지 않은 회사나 표현하지 못한 마음은 몇 년이 지나도 선명하게 남을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후회를 다룰 때는 감정을 없애려고 하기보다, 그 감정이 무엇을 알려주는지 보는 쪽이 훨씬 현실적입니다. 후회는 과거를 바꾸는 도구는 아니지만 다음 선택의 기준을 만들어주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먼저 사실과 감정을 나눠보기

후회가 커질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당시 상황을 조금 차갑게 적어보는 것입니다. 이때 중요한 건 자신을 평가하지 않는 겁니다. “나는 왜 그랬지”가 아니라 “그때 어떤 정보가 있었지”에 가깝게 보는 방식입니다.

간단히 세 줄로 적어도 충분하다

  • 그때 내가 실제로 알고 있던 정보는 무엇이었는지
  • 당시 내가 중요하게 생각한 기준은 무엇이었는지
  • 지금 새로 알게 된 정보는 무엇인지

예를 들어 이직 제안을 거절한 뒤 나중에 그 회사가 크게 성장했다고 해보겠습니다. 지금 보면 아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연봉 차이가 크지 않았고, 가족 돌봄 문제 때문에 출퇴근 시간이 중요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 그 선택은 단순한 실패가 아니라 당시 조건에서 꽤 합리적인 판단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솔직히 우리는 결과를 알고 난 뒤 과거의 나를 너무 쉽게 꾸짖습니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지금의 정보를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이 차이를 인정하면 “어떻게 해야 했을까”라는 질문이 조금 덜 날카로워집니다.

다시 선택한다면 기준을 어떻게 바꿀지 보기

후회가 쓸모 있어지는 순간은 다음 기준을 만들 때입니다. 단순히 “다음엔 잘해야지”라고 생각하면 비슷한 상황에서 또 흔들립니다. 기준은 구체적일수록 좋습니다.

예를 들어 돈과 관련된 후회라면 “충동구매를 줄이자”보다 “10만 원 이상 지출은 하루 뒤에 결제한다”가 훨씬 낫습니다. 인간관계라면 “말을 조심하자”보다 “화가 난 상태에서는 바로 답장하지 않고 30분 뒤에 보낸다”가 실행하기 쉽습니다. 숫자나 조건이 들어가면 감정에 휩쓸릴 확률이 줄어듭니다.

상황별로 기준을 만들어두기

  • 일: 새로운 제안은 연봉, 성장 가능성, 생활 리듬 세 가지로 비교한다
  • 관계: 중요한 대화는 문자보다 통화나 만남으로 풀어본다
  • 돈: 월 소득의 5%를 넘는 지출은 바로 결정하지 않는다
  • 건강: 통증이 2주 이상 이어지면 병원 일정을 잡는다

근데 기준을 만든다고 해서 다음 선택이 완벽해지는 건 아닙니다. 다만 후회가 생겼을 때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산다”는 느낌은 줄어듭니다. 나름의 원칙을 갖고 선택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덜 흔들립니다.

남의 선택과 비교할 때 조심할 점

후회를 키우는 가장 빠른 방법은 남의 결과만 보는 것입니다. 같은 시기에 주식을 산 사람, 더 좋은 회사로 옮긴 사람, 더 일찍 사업을 시작한 사람을 보면 내 선택이 초라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대체로 남의 과정은 못 보고 결과만 봅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 투자로 1,000만 원을 벌었다고 해도 그 사람이 중간에 얼마나 불안했는지, 손실을 얼마나 견뎠는지, 생활비 여유가 얼마나 있었는지는 모릅니다. 반대로 나는 안정적인 선택을 해서 큰 수익은 놓쳤지만 잠을 편하게 잤을 수도 있습니다. 선택의 값은 숫자 하나로만 계산되지 않습니다.

사실 “그 사람처럼 했어야 했나”라는 생각은 꽤 자연스럽습니다. 다만 그 질문을 오래 붙잡고 있으면 내 상황에 맞는 답을 찾기 어렵습니다. 비교는 참고 자료 정도로만 두는 게 낫습니다. 내 성격, 돈의 여유, 책임져야 할 사람, 버틸 수 있는 스트레스 수준이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후회를 줄이는 작은 습관

후회를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습니다. 대신 후회가 너무 커지기 전에 작게 다루는 습관은 만들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효과가 있었던 건 선택 직후에 짧게 기록해두는 일이었습니다. 대단한 일기가 아니라, 왜 그렇게 결정했는지 두세 줄만 남기는 정도입니다.

나중에 결과가 아쉬워졌을 때 이 기록을 보면 꽤 도움이 됩니다. “그땐 그래서 그랬구나” 하고 이해할 여지가 생기거든요. 특히 큰돈을 쓰거나, 직장을 옮기거나, 관계에서 중요한 말을 해야 할 때는 당시의 이유를 남겨두는 것만으로도 자책이 줄어듭니다.

실제로 써볼 만한 문장

  • 지금 내가 이 선택을 하는 이유는 무엇이다
  •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무엇이다
  • 그래도 이 선택을 하는 이유는 무엇이다
  • 다음에 확인해야 할 신호는 무엇이다

이 방식은 미래의 나에게 남기는 설명서에 가깝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감정은 바뀌고 기억도 조금씩 편집됩니다. 그래서 당시의 이유를 붙잡아두면 과거의 나를 조금 더 공정하게 볼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했을까라는 질문은 오래 붙들수록 마음을 지치게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숨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 신중하고 싶었다는 마음, 사람을 잃고 싶지 않았다는 마음,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는 마음 같은 것들입니다. 과거의 선택을 완벽하게 설명할 수는 없어도, 다음번에는 조금 더 나다운 기준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저는 그 정도면 후회가 남긴 몫을 꽤 잘 써먹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후회가 남을 때 ‘어떻게 해야 했을까’를 덜 괴롭게 다루는 방법 - 요약
후회가 남을 때 ‘어떻게 해야 했을까’를 덜 괴롭게 다루는 방법 | 난테나 | 트렌드 안테나 : https://nantena.net/1688
파일나라
난테나 © nantena.net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modoo.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