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회 준비하는 방법, 처음 맡은 사람도 자연스럽게 진행하려면 이렇게

Last Updated :
좌담회 준비하는 방법, 처음 맡은 사람도 자연스럽게 진행하려면 이렇게

처음 좌담회를 맡았을 때 가장 헷갈리는 부분

얼마 전 지인이 작은 브랜드 행사에서 좌담회 진행을 맡게 됐다며 연락을 해왔습니다. 발표회나 인터뷰는 몇 번 해봤는데, 여러 사람이 둥글게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는 감이 잘 안 온다고 하더군요. 사실 좌담회는 겉으로 보면 편안한 대화처럼 보이지만, 막상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생각보다 챙길 게 많습니다.

좌담회는 보통 3명에서 6명 정도의 참석자가 하나의 주제를 두고 의견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강연처럼 한 사람이 길게 말하는 구조가 아니고, 토론처럼 승패를 가르는 자리도 아닙니다. 그래서 진행자는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면서도 흐름이 흩어지지 않게 잡아줘야 합니다.

예를 들어 지역 청년 정책 좌담회라면 참석자는 대학생, 직장인, 창업자, 담당자처럼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될 수 있습니다. 이때 질문이 너무 넓으면 이야기가 뜬구름처럼 흐르고, 질문이 너무 좁으면 한두 사람만 답하고 끝나버립니다. 좌담회 준비의 첫 단추는 ‘무엇을 물을지’보다 ‘어떤 이야기가 오가야 하는지’를 먼저 잡는 데 있습니다.

좌담회 주제와 참석자 구성 잡는 방법

좌담회 주제는 짧고 선명할수록 좋습니다. ‘청년의 삶’처럼 큰 주제보다 ‘청년 1인 가구가 느끼는 주거 부담’처럼 구체적인 주제가 대화를 훨씬 쉽게 만듭니다. 주제가 구체적이면 참석자도 본인 경험을 떠올리기 쉽고, 진행자도 질문을 이어가기 좋습니다.

참석자 구성은 비슷한 사람끼리만 모으기보다 관점이 조금씩 다른 사람을 섞는 편이 좋습니다. 다만 너무 다른 사람만 모이면 공통 분모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직장 내 소통 문화를 주제로 한다면 신입 직원, 중간 관리자, 인사 담당자, 외부 교육 담당자 정도의 조합이 자연스럽습니다. 각자 말할 거리가 있으면서도 같은 주제 안에 머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원은 처음이라면 4명 안팎이 다루기 편합니다. 2명은 대화가 단조로워지기 쉽고, 7명 이상은 발언 기회를 고르게 나누기가 꽤 어렵습니다. 60분 좌담회라면 참석자 4명 기준으로 한 사람당 실제 발언 시간은 10분 안팎입니다. 인사, 질문 전환, 진행자 멘트, 분위기 조절 시간을 빼면 생각보다 시간이 넉넉하지 않습니다.

  • 주제는 한 문장으로 설명될 정도로 좁히기
  • 참석자는 공통 경험과 다른 관점을 함께 고려하기
  • 처음 진행한다면 3명에서 5명 사이로 구성하기
  • 진행 시간은 발언자 수보다 여유 있게 잡기

질문지는 대본이 아니라 길잡이처럼 만들기

좌담회를 준비할 때 질문지를 너무 촘촘하게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실제 현장에서는 참석자의 답변에 따라 흐름이 달라집니다. 질문 15개를 준비해도 60분 동안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질문은 6개에서 8개 정도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질문지는 완성된 대본보다 방향을 잡아주는 길잡이에 가깝게 만드는 편이 좋습니다.

질문은 보통 세 단계로 나누면 자연스럽습니다. 처음에는 부담 없는 경험 질문, 중간에는 구체적인 생각을 묻는 질문, 후반에는 변화나 제안으로 이어지는 질문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동네 커뮤니티’를 주제로 한다면 처음에는 “처음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처럼 가볍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후 “참여하면서 가장 불편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로 깊이를 더하고, 마지막에는 “앞으로 이런 모임이 더 활발해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처럼 다음 이야기를 열 수 있습니다.

좋은 질문은 답을 유도하지 않습니다. “요즘 청년들이 많이 힘들잖아요?”라고 묻기보다 “요즘 생활에서 가장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부분은 무엇인가요?”라고 묻는 편이 낫습니다. 전자는 특정 감정을 전제로 깔고 들어가지만, 후자는 각자의 경험을 꺼낼 수 있게 해줍니다.

진행자가 준비하면 좋은 보조 질문

  • 그때 어떤 상황이었는지 조금 더 들려주실 수 있나요?
  • 비슷한 경험을 하신 분도 있으신가요?
  • 방금 말씀과 다른 생각을 가진 분도 계실까요?
  • 실제로 바뀌면 좋겠다고 느낀 부분은 무엇인가요?

이런 보조 질문은 분위기가 끊길 때 꽤 유용합니다. 특히 한 사람이 길게 말한 뒤에는 다른 참석자에게 자연스럽게 넘겨주는 역할을 합니다. 좌담회는 진행자가 말을 많이 하는 자리가 아니라, 참석자들의 말을 서로 이어 붙이는 자리라고 생각하면 훨씬 편합니다.

현장 진행은 시간과 분위기 관리가 절반

좌담회 당일에는 생각보다 작은 요소가 분위기를 좌우합니다. 의자 배치, 마이크 상태, 물, 이름표, 녹음 여부 안내 같은 것들입니다. 둥근 테이블이 있으면 가장 좋지만, 없다면 참석자들이 서로 얼굴을 볼 수 있게 반원 형태로 배치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카메라 촬영이 있다면 참석자들이 어디를 봐야 할지 미리 알려주는 편이 덜 어색합니다.

진행자는 시작할 때 좌담회의 목적과 시간을 짧게 안내하면 됩니다. “자유롭게 이야기해 주시되, 서로의 말을 끊지 않고 나눠주시면 좋겠습니다” 정도면 충분합니다. 너무 격식 있게 시작하면 참석자들이 발표하듯 말하게 되고, 너무 가볍게 시작하면 주제가 흐려질 수 있습니다. 그 중간의 온도를 잡는 게 중요합니다.

시간 관리는 눈치가 아니라 구조로 해결하는 편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70분 좌담회라면 도입 5분, 첫 번째 질문 묶음 15분, 두 번째 질문 묶음 25분, 제안이나 앞으로의 이야기 20분, 끝인사 5분 정도로 나눌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이 시간을 완벽히 지키기는 어렵지만, 진행자가 머릿속에 기준을 갖고 있으면 특정 질문에 너무 오래 머무르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누군가 말을 거의 하지 않는다면 바로 지목하기보다 앞선 이야기와 연결해서 초대하는 방식이 좋습니다. “방금 나온 이야기와 비슷한 경험이 있으셨을까요?”처럼 묻는 식입니다. 반대로 한 사람이 계속 길게 말한다면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이 지점에서 다른 분 의견도 함께 들어보겠습니다”처럼 부드럽게 끊어줘야 합니다. 이 역할을 하지 않으면 좌담회가 어느새 1인 강연처럼 바뀌기도 합니다.

좌담회 이후 기록까지 생각하면 훨씬 편하다

좌담회는 끝난 뒤 기록으로 남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사, 보고서, 블로그 글, 홍보 콘텐츠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작 전에 녹음과 사진 촬영 동의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민감한 주제를 다룬다면 실명 공개 여부도 꼭 확인해야 합니다. 나중에 좋은 이야기가 나왔는데 공개 범위를 두고 애매해지면 서로 곤란해질 수 있습니다.

기록을 염두에 둔다면 진행자는 중간중간 핵심 표현을 다시 확인해도 좋습니다. “말씀하신 내용을 제가 이해한 바로는 이런 뜻인데 맞을까요?”라고 물으면 참석자는 자신의 생각을 더 정확히 다듬을 수 있고, 기록하는 사람도 내용을 놓치지 않습니다. 특히 정책, 교육, 의료, 금융처럼 표현 하나가 민감할 수 있는 주제에서는 이 과정이 꽤 중요합니다.

좌담회 글을 작성할 때는 모든 말을 그대로 옮기기보다 흐름이 살아나도록 다듬는 편이 읽기 좋습니다. 다만 참석자의 의도는 바꾸면 안 됩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말이 겹치고 문장이 끊기는 일이 많지만, 글에서는 독자가 이해할 수 있게 문장을 정돈해야 합니다. 이때 발언자의 개성은 살리고 불필요한 반복은 줄이는 정도가 적당합니다.

좌담회는 준비가 탄탄할수록 현장이 편안해지는 형식입니다. 질문 몇 개를 잘 뽑는 일도 중요하지만, 참석자가 자기 이야기를 꺼내도 괜찮다고 느끼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더 큽니다. 저는 좋은 좌담회를 보면 늘 대단한 말솜씨보다 좋은 귀가 먼저 보이더군요. 누군가의 말을 제대로 듣고, 그 말을 다음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건네는 힘이 좌담회의 온도를 만들어냅니다.

좌담회 준비하는 방법, 처음 맡은 사람도 자연스럽게 진행하려면 이렇게 - 요약
좌담회 준비하는 방법, 처음 맡은 사람도 자연스럽게 진행하려면 이렇게 | 난테나 | 트렌드 안테나 : https://nantena.net/2415
파일나라
난테나 © nantena.net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modoo.io